
Wikimedia Commons — CC BY-SA 4.0
Jhelisa — Friendly Pressure: 26년 전 리믹스 한 곡이, 2024년 틱톡에서 10억 뷰를 넘겼다
10억 뷰짜리 26년 전 리믹스
2024년 여름, 틱톡에서 낯선 멜로디 하나가 걷잡을 수 없이 퍼졌다. 후렴구에 맞춘 춤 챌린지가 먼저 유행했고, 곡 이름을 찾는 사람들이 뒤따랐다.
곡의 정체는 "Friendly Pressure (Into the Sunshine Mix)"였다. 원곡이 나온 지 30년, 리믹스가 나온 지는 26년이나 지난 곡이었다.
그런데도 틱톡 누적 조회수는 10억 회를 넘겼고, 하루 스트리밍만 50만 건에 달했다. 스포티파이 바이럴 차트에서는 네덜란드·호주·아일랜드·헝가리에서 5위 안에 들었고, 영국·뉴질랜드·덴마크에서도 10위 안에 올랐다.
1994년, 애시드 재즈 신인의 데뷔작
원곡의 주인공은 미국 미시시피 출신, 영국 런던에서 활동을 시작한 싱어송라이터 젤리사(Jhelisa Anderson)다. 1994년, 그는 영국 애시드 재즈 레이블 도라도 레코드(Dorado Records)와 계약하고 데뷔 앨범 Galactica Rush를 냈다.
프로듀서 리 햄블린(Lee Hamblin)과 함께 만든 이 앨범에는 뉴욕 재즈 신의 색소포니스트 그렉 오스비(Greg Osby)가 참여했다. Blues & Soul은 이 앨범에 10점 만점에 9점을 주며 "모든 면에서 클래스가 있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앨범에 실린 9곡 중 가장 사랑받은 곡이 바로 "Friendly Pressure"였다.
단순한 멜로디가 주는 힘
젤리사는 앨범 발매 30주년을 맞아 진행한 트랙별 회고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이 곡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말했다. 기타리스트 필 허드슨(Phil Hudson)이 만든 반복적인 멜로디 라인 하나가 곡 전체를 떠받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A simple repetitive melody line creates strength and upliftment."
그는 이 곡의 정서를 "대립하지 않는, 관계 안의 에너지를 하나로 모으는 부드러운 다짐(a gentle, non-combative testament to moving energy in any relationship to unify)"이라고 설명했다.
개러지가 된 애시드 재즈
지금 틱톡에서 도는 버전은 원곡 그대로가 아니다. 1998년, UK 개러지 프로듀서 선십(Sunship)이 이 곡을 완전히 새로운 리듬으로 다시 짰다.
선십은 프로듀서 세리 에반스(Ceri Evans)의 활동명이다. 그는 원래 애시드 재즈 밴드 브랜드 뉴 헤비스의 창단 멤버였다가, 1992년 탈퇴하고 댄스 뮤직 신으로 자리를 옮긴 인물이다.
이후 그는 스위트 피메일 어티튜드의 "Flowers"와 미스티크의 "All I Want"를 UK 개러지 버전으로 새로 편곡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Friendly Pressure"의 리믹스는 원곡의 보컬을 그대로 살리되, 리듬만 UK 개러지의 셔플 비트로 완전히 바꿔놓았다.
제임스 브라운의 그림자
젤리사의 집안은 음악과 떼어놓고 설명하기 어렵다. 아버지는 가스펠 라디오 DJ였고, 어머니는 프로 보컬리스트였다.
사촌인 카를린 앤더슨의 부모가 각각 제임스 브라운 밴드의 리드 싱어 비키 앤더슨과 창단 멤버 바비 버드라는 사실은 이미 다룬 적이 있다. 젤리사 역시 같은 뿌리에서 자랐다.
젤리사 본인의 이력도 화려하다. 1992년 더 샤먼(The Shamen)의 영국 앨범차트 3위작 Boss Drum에서 리드 보컬을 맡았고, 1993년에는 비요크의 데뷔작 Debut에서 백킹 보컬을 불렀다.
애비로드에서 다시 태어난 30주년
"Friendly Pressure"의 틱톡 역주행과 거의 같은 시기, Galactica Rush 발매 30주년을 맞아 앨범 전체가 새로 손질됐다.
애비로드 스튜디오의 마일스 쇼웰(Miles Showell)이 오리지널 아날로그 마스터에서 새로 리마스터링을 진행했다. 지미 더글러스(Jimmy Douglass)는 앨범을 돌비 애트모스로 다시 믹스했다.
2024년 9월 26일 디지털 리마스터가 먼저 나왔고, 11월 1일에는 바이닐 LP가, 11월 29일에는 "Friendly Pressure" 리믹스 12인치가 뒤따랐다.
Groove & Beyond가 주목하는 지점
애시드 재즈 데뷔작의 한 트랙이 UK 개러지 리믹스를 거쳐, 26년 뒤 틱톡에서 새로운 세대를 만났다. 그리고 그 우연 같은 부활이 레이블의 정식 30주년 재발매와 시기를 맞췄다.
장르가 장르를 넘나들며 다시 태어나는 방식은 이렇게 예측 불가능하다. 애시드 재즈로 시작된 곡이 개러지가 되고, 개러지가 다시 스트리밍 시대의 바이럴이 되고, 그 바이럴이 곡을 다시 애비로드로 데려간 셈이다.
수록: Friendly Pressure (Into The Sunshine Mix) (Galactica Rush 수록곡의 1998년 Sunship 리믹스, 2024년 재유행) 아티스트: Jhelisa & Sunship 레이블: Dorado Records 추천 청취 환경: 여름 오후, 창문을 열어둔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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