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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ru — Loungin': 재즈를 샘플링하는 대신, 도널드 버드를 직접 스튜디오로 부른 래퍼
샘플링 대신 초대장
1990년대 초, 힙합 프로듀서들은 재즈 레코드의 브레이크 비트를 뒤지고 있었다. 에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 디제이블 플래닛츠, 그리고 구루(Guru) 자신이 몸담은 갱 스타(Gang Starr)까지, 재즈 샘플을 잘라 붙이는 방식으로 새로운 질감의 힙합을 만드는 흐름이 한창이었다.
구루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기로 했다. 샘플을 따는 대신, 샘플의 원주인을 스튜디오로 직접 부르기로 한 것이다. 2009년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회고했다.
"I was noticing how a lot of cats were digging in the crates and sampling jazz breaks to make hip hop records. But while I thought that was cool, I wanted to take it to the next level and actually create a new genre by getting the actual dudes we were sampling into the studio to jam over hip hop beats with some of the top vocalists of the time."
그렇게 나온 게 1993년 5월 18일 Chrysalis Records에서 발매된 솔로 데뷔작 Jazzmatazz, Vol. 1: An Experimental Fusion of Hip-Hop and Jazz다.
리듬 트랙만 주고, 나머지는 맡긴다
작업 방식도 독특했다. 구루가 먼저 드럼과 베이스라인으로 리듬 트랙을 짜고 곡의 콘셉트와 제목을 정하면, 초빙된 재즈 연주자가 그 위에 자기 솔로를 얹는 식이었다.
대부분의 곡 말미에는 연주자가 자유롭게 즉흥연주를 펼칠 수 있는 구간을 따로 남겨뒀다. 샘플이 아니라 그 순간 그 자리에서 나온 진짜 연주라는 걸 곡 안에 새겨넣은 셈이다.
도널드 버드라는 선택
앨범을 여는 곡이자 첫 싱글인 "Loungin'"에 참여한 건 트럼페터 도널드 버드(Donald Byrd)였다. 하드밥 시절부터 블루노트를 대표해온 버드는, 1970년대에 이미 한 번 재즈계를 발칵 뒤집은 전적이 있는 인물이다.
하워드 대학교에서 재즈를 가르치던 버드는 제자들과 함께 훵크·소울 색채가 짙은 그룹 더 블랙버즈(The Blackbyrds)를 만들었고, 스스로도 훵크와 재즈를 섞은 음반들을 냈다. 순수주의자들에게는 배신처럼 보였지만, 결과적으로 그의 레코드는 이후 수백 곡의 힙합 트랙에 샘플로 쓰이며 오히려 힙합 세대와 가장 가까운 재즈 연주자 중 하나가 됐다.
그런 버드가 이번에는 샘플이 아니라 직접 연주자로 힙합 트랙에 걸어 들어온 것이다.
Loungin'
"Loungin'"은 제목 그대로 나른하게 늘어지는 그루브 위에서 시작한다. 버드는 이 한 곡에 트럼펫 라인을 두 겹으로 오버더빙했다 — 하나는 뮤트 없는 오픈 톤, 다른 하나는 하몬 뮤트를 씌운 톤. 두 개의 다른 질감이 구루의 랩 사이사이를 채우며 곡 전체에 라운지 재즈 특유의 여유를 불어넣는다.
곡은 그해 여름 "Guru & Donald Byrd" 이름으로 별도 싱글로도 나왔고, "Jazz Not Jazz Mix"라는 리믹스 버전까지 딸려 나올 만큼 반응이 좋았다.
유럽이 먼저 알아본 앨범
앨범 전체에는 버드 외에도 로이 에이어스, 브랜포드 마살리스, 코트니 파인, 로니 리스턴 스미스 같은 재즈 연주자들과, N'Dea Davenport, 칼린 앤더슨, 디 씨 리 같은 보컬리스트, 그리고 프랑스 래퍼 MC 솔라가 참여했다. 기타리스트로는 로니 조던도 이름을 올렸다 — 조던에게는 이 세션이 애시드 재즈 신 안착의 발판이 된 참여이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빌보드 200 94위, R&B/힙합 앨범 차트 15위에 그쳤지만, 재즈에 더 관대했던 유럽에서는 사정이 달랐다. 독일 43위, 스웨덴 49위, 영국 58위, 네덜란드 67위까지 오르며 미국보다 훨씬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Groove & Beyond의 자리
Jazzmatazz, Vol. 1이 던진 질문은 단순했다 — 재즈를 잘라 붙이지 않고, 그 재즈를 만든 사람과 함께 연주하면 어떤 소리가 날까. "Loungin'"은 그 질문에 대한 가장 설득력 있는 대답 중 하나였다.
샘플링 세대와 라이브 연주 세대가 한 트랙 안에서 실제로 마주 앉았던 순간, 그리고 그 결과물이 힙합도 재즈도 아닌 제3의 자리에 정확히 내려앉았던 순간이 바로 여기에 있다.
수록: Loungin' (Jazzmatazz, Vol. 1 수록, 1993년 5월 18일 발매 / 동명 싱글 및 "Jazz Not Jazz Mix" 리믹스로도 발매) 아티스트: Guru & Donald Byrd 레이블: Chrysalis Records 추천 청취 환경: 늦은 밤, 조명 낮춘 바 한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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