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usicBrainz Cover Art Archive — 자유 라이선스 아님, 레이블/저작권자 소유
Sweetback — Softly Softly: Sade의 목소리를 뺀 밴드가, 막 데뷔한 Maxwell의 목소리를 빌리다
들어가며
Sade의 목소리 없이, Sade가 만든 밴드가 있다. 기타·색소폰의 Stuart Matthewman, 건반의 Andrew Hale, 베이스의 Paul Spencer Denman — Sade의 연주자 세 명이 프론트우먼 없이 자기들 이름으로 낸 밴드, Sweetback이다.
1996년 나온 이들의 데뷔작은 보컬리스트가 아예 없는 상태로 시작해, 매 트랙마다 다른 목소리를 빌려오는 방식으로 완성됐다.
투어가 끝난 자리에서
1994년, Sade의 Love Deluxe 월드투어가 끝난 뒤 밴드는 잠시 활동을 멈췄다. 그 공백기에 Matthewman·Hale·Denman 세 사람이 테이프를 주고받으며 자신들만의 프로젝트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음악을 "글로벌 소울(global soul)"이라 불렀다. Sade에서 다져온 절제된 그루브 위에, 앰비언트 덥과 트립합, 살짝 어긋난 재즈 화성까지 끌어들인 결과였다.
목소리를 빌리다
Sweetback은 트랙마다 보컬을 새로 데려왔다. Groove Theory의 Amel Larrieux가 "Gaze"와 "You Will Rise"를 불렀고, 래퍼 Bahamadia가 "Au Natural"에 랩을 얹었고, Leroy Osbourne은 Bill Withers의 "Hope She'll Be Happier"를 커버했다.
그중 "Softly Softly"를 부른 목소리가 그해 가장 화제였다. 바로 Maxwell.
Maxwell의 데뷔작 Maxwell's Urban Hang Suite는 1996년 4월에야 나왔다. Sweetback이 앨범을 완성해 그해 10월 내놓을 즈음, Maxwell은 막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신인이었다. Matthewman이 그 데뷔작 프로듀싱에도 관여했던 인연이 있었으니, 서로의 스튜디오를 오가는 건 자연스러운 다음 수순이었다.
소프트하게, 그러나
"Softly Softly"라는 제목처럼 곡은 격정을 낮은 목소리로 눌러 부른다.
사랑이 주는 강렬함과 그 사랑이 남기는 연약함을 동시에 말하는 가사다. 겨울 폭풍처럼 뜨겁지만 동시에 가장 날카로운 가시보다 여리다고, 그러니 다치더라도 다정하게 다쳤으면 좋겠다고 노래한다.
AllMusic은 이 앨범을 "쉬고 싶을 때 곁에 두기 좋은 음반"이라 평했다. JazzTimes는 "스모키하고 코데인에 취한 듯한 분위기"라며 덥적인 베이스라인과 나른한 건반, 레트로 소울의 질감을 짚었다 — 다만 초점이 흐려지는 순간들도 함께 지적하며, 훅이 조금 더 있었다면 진짜 명반이 될 수 있었을 거라고 덧붙였다.
이 앨범은 2016년, 발매 2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바이닐로 재발매됐다. 프로모션용 시제품을 빼면 그전까지 한 번도 LP로 나온 적이 없었던 앨범이, 리마스터를 거쳐 더블 LP로 돌아온 것이다.
Groove & Beyond의 자리
Sweetback은 애시드 재즈도, 네오소울도, 트립합도 아니다 — 정확히는 그 경계 위에 걸쳐 있다. Sade의 리듬 섹션이 프론트맨 없이 낸 이 앨범은, 장르가 아니라 질감으로 스스로를 정의한 사례다.
그리고 그 질감 위에 잠깐 목소리를 얹었던 신인 중 한 명은, 몇 달 뒤 네오소울이라는 장르 자체의 얼굴이 됐다. 장르의 경계는 이렇게, 누가 누구의 스튜디오에 잠깐 들렀는지에 따라서도 그어진다.
수록: Softly Softly (Sweetback 수록, 1996년 10월 15일 발매 / Epic Records) 아티스트: Sweetback (feat. Maxwell) 레이블: Epic Records 추천 청취 환경: 늦은 밤, 조명을 낮추고
격주 금요일, 우리가 고른 R&B
금요일 밤의 R&B 5곡 · 이번 주 Hidden Gems · 위스키 한 잔과 한 곡 — 2주에 한 번,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뉴스레터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