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axwell — Sumthin' Sumthin' (Mellosmoothe): 70년대 소울이 90년대에 다시 쓴 편지
30년 만의 재발매
2026년 6월, Legacy Recordings는 Maxwell의 데뷔 앨범 Maxwell's Urban Hang Suite의 30주년 에디션을 내놓았다. 24비트 하이레조 오디오로 처음 리마스터된 이 앨범은 2LP 블랙 바이닐로 재발매됐고, 희귀 사진을 담은 8페이지 북클릿이 함께 딸려 나왔다.
앨범은 원래 1994~95년 뉴욕 Electric Lady Studios 등지에서 녹음됐다. Maxwell이 거의 혼자 쓰고 프로듀싱했지만, 정작 소속사 Columbia는 상업성을 의심해 발매를 1년 가까이 미뤘다. 우여곡절 끝에 1996년 4월 2일 세상에 나온 이 앨범은, 이후 네오소울이라는 장르 자체를 정의하는 기준점이 됐다.
목소리 뒤의 이름
앨범 수록곡 중 "Sumthin' Sumthin'"의 크레딧을 들여다보면 낯익은 이름이 하나 있다. 공동 작곡자 Leon Ware.
Leon Ware는 1976년 Marvin Gaye의 I Want You 전곡을 쓰다시피 한 작곡가다. 끈적하고 관능적인 70년대 소울 발라드의 원형을 만든 사람 중 하나가, 20년 뒤 무명에 가까웠던 스물세 살 신인의 데뷔 앨범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게 우연한 협업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이유는 간단하다. 네오소울이 종종 "90년대에 재발견된 70년대 소울"로 설명되는데, "Sumthin' Sumthin'"에서는 그 계보가 은유가 아니라 실제 크레딧으로 남아 있다. 소리의 유사성이 아니라, 펜을 쥔 손이 그대로 이어진 셈이다.
왜 "Mellosmoothe"인가
"Sumthin' Sumthin'"은 여러 버전으로 존재하는데, 그중 1997년 영화 Love Jones 사운드트랙에 실린 "Mellosmoothe" 버전이 특히 자주 언급된다. 원곡보다 더 느슨하고 야간적인 톤으로 재편곡된 이 버전은, 겉으로는 단순해 보이는 베이스 라인이 사실은 예상한 자리에서 해결되지 않고 계속 미끄러지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그루브가 편안하게 들리지만 리듬을 따라가려 하면 은근히 붙잡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Sade의 그림자, Quiet Storm의 문법
앨범 전체를 감싸는 또 다른 참고점은 Sade다. Sade의 멤버였던 Stuart Matthewman이 프로듀싱에 실질적으로 관여했고, 그 덕에 앨범은 영국식 "칵테일 펑크"의 느긋한 템포와 질감을 상당 부분 공유한다. 당시 뉴욕 타임스의 Amy Linden은 Maxwell이 "차분한 창법과 Sade식의 유동적이고 여유로운 그루브를 결합했다"고 평했다.
정리하면 이렇다. 작곡의 계보는 70년대 미국 소울(Leon Ware)에서, 편곡과 질감은 80~90년대 영국 소울(Sade)에서 왔고, 그 둘이 뉴욕의 한 무명 싱어의 목소리 안에서 재조립됐다. 네오소울이라는 이름이 붙기도 전에, 이미 장르는 여러 시대와 대륙을 가로질러 있었다.
Groove & Beyond의 자리
이 블로그가 Groove & Beyond에서 계속 확인하고 싶은 건 장르 사이의 경계가 얼마나 헐겁게 그어져 있는지다. "Sumthin' Sumthin' (Mellosmoothe)"는 그 헐거움을 공간이 아니라 시간의 축에서 보여준다. 70년대 소울 작곡가의 펜이 20년의 간격을 건너 90년대 네오소울 안에 그대로 살아 있다는 것.
30주년을 맞아 다시 리마스터된 이 앨범을 들으면, 네오소울이 정말로 "새로운" 장르였는지, 아니면 오래된 소울이 새로운 목소리를 빌려 말을 이어간 것인지 다시 묻게 된다.
수록 앨범: Maxwell's Urban Hang Suite (1996) / 30주년 리마스터반 (2026, Legacy Recordings) 아티스트: Maxwell 공동 작곡: Leon Ware 추천 청취 환경: 늦은 밤, 낮은 조명, 혼자 있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