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andcamp — 아티스트 공식 앨범 커버 아트, 저작권은 아티스트/레이블 소유
The Foreign Exchange — Sincere: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두 사람이, 인스턴트 메신저로 완성한 네오소울
메신저로 만난 두 사람
2002년, 네덜란드에 살던 프로듀서 니콜레이(Nicolay)는 온라인 커뮤니티 오케이플레이어(Okayplayer) 게시판에 자기가 만든 비트를 올렸다. 그 글을 본 건 노스캐롤라이나의 힙합 그룹 리틀 브라더(Little Brother)의 래퍼 폰테(Phonte Coleman)였다.
둘은 그렇게 연이 닿았고, 인스턴트 메신저와 이메일로 파일을 주고받으며 곡을 쌓아갔다. 니콜레이가 비트를 보내면 폰테가 보컬을 얹어 돌려보내는 식이었다. 통화 한 번, 만남 한 번 없이 1년 넘게 이어진 이 작업은 2003년 12월에 마무리됐다.
이름부터가 실화
두 사람은 이 프로젝트에 The Foreign Exchange(외국 교환학생 정도로 옮길 수 있는 이름)라는 이름을 붙였다. 얼굴도 모르는 채로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앨범 하나를 완성한 과정 자체가, 이름의 유래이자 프로젝트의 설명이었다.
앨범이 완성되고 4개월이 지난 2004년 4월, 두 사람은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했다. Connected는 그로부터 다시 넉 달 뒤인 8월 24일, 영국 레이블 BBE를 통해 세상에 나왔다. 17곡을 담은 이 앨범은 힙합을 뼈대로 삼되 네오소울과 쿼이엇 스톰, 딥 하우스, 브로큰비트까지 끌어들인 결과물이었다. Connected는 그해 피치포크의 '2004년 최고의 앨범 50' 22위에 올랐다.
동창이 완성한 목소리
앨범의 두 번째 싱글 "Sincere"에서 폰테와 함께 목소리를 낸 건 야자라(YahZarah, 본명 데이나 윌리엄스)다. 두 사람은 노스캐롤라이나 센트럴 대학교 재즈 프로그램 동창이다.
야자라는 1998년 학교를 떠나 에리카 바두(Erykah Badu)의 Mama's Gun 투어에서 백업 보컬로 무대에 섰다. 이후 2001년 데뷔 앨범 Hear Me, 2003년 Blackstar(빌보드 R&B/힙합 앨범 차트 44위)를 냈고, 2004년 오랜 동창 폰테의 부름에 응해 "Sincere"에 목소리를 실었다. 조이 부카다키스(Joey Boukadakis)가 연출한 뮤직비디오도 함께 공개됐다.
20년 뒤에도 도는 턴테이블
Connected는 2024년 발매 20주년을 맞아 다시 조명받았다. 롤링스톤은 폰테, 니콜레이, 야자라, 그리고 리틀 브라더의 동료들을 한자리에 모아 앨범이 만들어진 과정을 되짚는 기획 기사를 실었고, 이 자리에서 드레이크(Drake)가 래핑과 노래를 한 앨범 안에 섞은 선구자로 폰테를 꼽았다는 이야기도 함께 전해졌다.
그 관심은 음반으로도 이어졌다. BBE는 180그램 바이널로 Connected를 다시 찍어냈고, 이 재발매반은 2026년 9월 현재도 Get On Down을 비롯한 여러 레코드숍에서 꾸준히 팔리고 있다.
Groove & Beyond의 자리
메신저로 주고받은 파일 몇 개가, 서로 얼굴도 모르는 두 사람 사이에서 한 장르를 가로지르는 앨범이 됐다는 사실은 지금 다시 들어도 신기하다. 힙합과 네오소울, 딥 하우스와 브로큰비트가 국경 없이 뒤섞인 Connected는, 장르란 결국 어떻게 이어지느냐의 문제라는 걸 보여준다.
20년이 지나 다시 턴테이블에 오른 이 앨범이 증명하는 것도 같은 이야기다. 좋은 그루브는 만든 사람들이 한자리에 있었는지와 상관없이, 시간을 건너 계속 이어진다.
수록 앨범: Connected (2004년 8월 24일 발매 / BBE Music) 아티스트: The Foreign Exchange (feat. YahZarah) 추천 청취 환경: 노트북 화면 너머로 누군가와 대화를 이어가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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