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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breast × Nina Simone — Feeling Good: 겨울에도 우는 새, 겨울에도 노래한 목소리
들어가며
아이리시 위스키 중에 유독 다정한 이름이 있다. 레드브레스트(Redbreast) — 붉은 가슴을 가진 새, 울새(로빈)의 이름이다. 그런데 이 새에게는 특별한 습성이 하나 있다. 대부분의 새들이 울음을 멈추는 겨울에도, 울새는 계속 운다.
니나 시몬이 1965년에 다시 부른 "Feeling Good"도 비슷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시대가 가장 얼어붙어 있던 순간에도, 멈추지 않았던 목소리였다.
레드브레스트라는 이름
레드브레스트의 뿌리는 1857년 런던에서 와인 수입·증류업으로 출발해 1861년 더블린까지 사업을 넓힌 W&A 길비(W & A Gilbey)에 있다. 길비스는 자체 증류소 없이, 이웃한 제임슨의 보우 스트리트 증류소에서 원액을 받아와 병입해 팔았다.
이름을 붙인 건 당시 길비스의 회장이었다. 열성적인 조류 애호가였던 그는 자신이 좋아하던 새, 울새(Robin Redbreast)의 이름을 위스키에 붙였다. "Redbreast"라는 이름이 공식 기록에 처음 등장한 건 1912년 8월, "레드브레스트 J.J. 리큐어 위스키 12년"이라는 상품명으로였다.
사진: Tasma3197,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아일랜드의 울새는 철새가 아니라 텃새다. 다른 새들이 대부분 겨울이 되면 노래를 멈추는 것과 달리, 울새는 자기 영역을 지키기 위해 한겨울에도 노래를 멈추지 않는다 — 유럽에서 사계절 내내 우는 몇 안 되는 새 중 하나로 꼽힌다. 붉은 가슴 깃털이 아일랜드의 잿빛 겨울 풍경 속에서 유독 눈에 띄었던 것도, 이 위스키가 한때 아일랜드 사제관마다 놓여 있어 "사제의 병(The Priest's Bottle)"이라는 애칭을 얻은 것도 이 새의 존재감 덕분이다.
지금은 코크주 미들턴 증류소에서 아이리시 디스틸러스(Irish Distillers)가 생산한다. 몰트 보리와 언몰트 보리를 함께 섞어 구리 단식 증류기로 세 번 증류하는 "싱글 팟 스틸(single pot still)" 방식 — 아일랜드에서만 볼 수 있는 독자적인 제조법이다.
테이스팅 노트
레드브레스트 12년은 버번 캐스크와 셰리(올로로소) 캐스크에서 각각 숙성한 원액을 섞어 만든다. 도수는 40%.
공식 테이스팅 노트는 "복합적인 스파이시함과 과일향, 그 뒤로 은은한 오크향이 이어지는" 향, 그리고 "실키하게 부드러운, 스파이시함과 과일향, 셰리, 토스트향이 균형을 이루는" 맛으로 소개한다. 실제로 마셔보면 첫 향에서 건포도와 사과, 바닐라가 올라오고, 입에 머금으면 꿀과 시트러스, 견과류 뉘앙스가 뒤따른다. 피니시는 길고 따뜻하다 — 구리에서 온 듯한 온기가 오래 남는다.
I Put a Spell on You, 그리고 Feeling Good이라는 곡
니나 시몬은 노스캐롤라이나주 트라이언에서 태어난 클래식 피아니스트였다. 어릴 때부터 재능을 인정받았고, 흑인 여성 최초의 클래식 콘서트 피아니스트를 꿈꾸며 커티스 음악원에 지원했지만 떨어졌다 — 실력과 무관하게 인종차별 때문이었다는 것이 오랫동안 정설로 받아들여진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애틀랜틱시티의 한 술집에서 피아노를 치고 노래를 시작하면서, 독실한 어머니에게 "악마의 음악"을 연주한다는 사실을 숨기려고 예명을 지었다. 그렇게 태어난 이름이 니나 시몬이다.
"Feeling Good"은 원래 니나 시몬의 곡이 아니다. 앤서니 뉴리와 레슬리 브리쿠스가 1964년 뮤지컬 "The Roar of the Greasepaint – The Smell of the Crowd"를 위해 쓴 곡으로, 무대에서는 사이 그랜트가 먼저 불렀다. 니나 시몬은 1965년 2월 18일, 존 콜트레인과 함께 연주한 경력으로 잘 알려진 아트 데이비스, 지미 개리슨, 엘빈 존스, 맥코이 타이너와 함께 이 곡을 녹음해 앨범 I Put a Spell on You에 실었다.
이 앨범이 나온 시기는 미국 민권 운동이 가장 격렬했던 때였다. 앨범은 창밖의 소란과 무관하게, 흑인의 행복과 낙관을 정면으로 이야기하는 방향을 택했다. "Feeling Good"은 그 방향의 정점에 있는 곡으로, 지금까지도 해방과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는 앤섬으로 불린다.
겨울에도 노래하는 목소리
울새가 특별한 건 아름다운 소리 때문이 아니라, 언제 우는지에 있다. 다른 새들이 모두 조용해지는 계절에도 자기 영역을 지키며 계속 노래한다.
니나 시몬의 "Feeling Good"도 마찬가지다. 시대가 가장 얼어붙어 있던 순간, 많은 목소리가 분노와 절망을 노래할 때 그는 다른 선택을 했다 — 그럼에도 새로운 아침이 오고 있다고, 계속 노래하는 쪽을 택했다.
같은 겨울을 나는 방식이 여기 있다. 하나는 붉은 가슴으로, 하나는 목소리로.
페어링하는 법
튤립형 노징 글라스에 레드브레스트를 얼음 없이 따른다. 잔을 가볍게 돌려 향을 깨우고, 몇 분 정도 그대로 숨을 쉬게 둔다.
곡을 재생하고, 도입부의 피아노가 흐르는 동안 첫 향을 맡는다. 니나 시몬의 목소리가 들어오는 순간, 첫 모금을 삼킨다. 곡이 후반부로 갈수록 관악기가 쌓이며 점점 벅차오르는데, 그 타이밍에 두 번째 모금을 머금으면 셰리 캐스크의 단맛과 곡의 상승감이 함께 온다.
추천 표현: Redbreast 12 Year Old(레드브레스트 12년) — 싱글 팟 스틸 특유의 묵직함과 셰리 캐스크의 단맛이 균형을 이루는, 이 브랜드의 기준점 같은 병이다.
마무리
겨울에도 계속 우는 새의 이름을 단 위스키와, 가장 어두운 시절에도 노래하기를 택한 목소리. 오늘 밤, 잔을 채우고 이 곡을 걸어보자. 계절이 어떻든, 노래는 멈추지 않는다.
트랙: Feeling Good 아티스트: Nina Simone 수록 앨범: I Put a Spell on You (1965, Philips Reco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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