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usicBrainz Cover Art Archive — 자유 라이선스 아님, 레이블/저작권자(Paisley Park/Warner) 소유
프린스 — Kiss: 밴드에게 줬던 데모를 다시 뺏어와, 베이스도 없이 빌보드 1위에 올린 곡
들어가며
어제(2026년 8월 28일), 프린스의 유작 컴필레이션 앨범 Timeless가 발매됐다. 1977년부터 2016년까지, 그의 커리어 전 시기를 아우르는 미공개곡 10곡을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은 앨범이다. 프린스 사후 8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카탈로그는 여전히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이번 기회에 프린스의 대표곡 중 하나인 "Kiss"를 다시 들어보려 한다. 1986년 빌보드 핫100 1위에 오른 이 곡은, 사실 처음부터 프린스 자신의 곡이 아니었다.
밴드에게 줬다가 다시 뺏어온 곡
"Kiss"는 원래 12마디 블루스 코드 진행 하나로 이뤄진, 1분 남짓한 어쿠스틱 데모였다. 프린스는 이 짧은 스케치를 자신의 페이즐리 파크 사단에서 갓 결성된 펑크 밴드 마자라티에게 통째로 넘겼다.
마자라티와 프로듀서 데이비드 Z는 이 데모를 완전히 새롭게 편곡했다. 베이스를 걷어내고 미니멀한 그루브를 입힌 버전을 완성해 프린스에게 들려줬는데, 결과를 들은 프린스의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곡이 마음에 든 나머지, 자신의 앨범에 쓰겠다며 도로 가져가 버린 것이다.
프린스는 마자라티의 리드 보컬을 자신의 보컬로 교체하고, 코러스에 기타 브레이크를 더해 완성했다. 다만 마자라티 멤버들의 백보컬은 최종 버전에도 그대로 남았다. 이렇게 완성된 곡은 1986년 프린스 주연의 영화 Under the Cherry Moon의 사운드트랙 앨범 Parade의 리드 싱글로 발매됐다.
핵심 사실
- "Kiss"는 1986년 2월 5일 페이즐리 파크 레이블을 통해 발매된 프린스 앤 더 레볼루션의 싱글
- 같은 해 4월 19일 빌보드 핫100 1위에 올라 2주간 정상을 지켰고, 영국 싱글 차트에서는 6위까지 올라 톱75에 10주간 머묾
- 1986년 5월 5일 RIAA 골드 인증을 받았다
- 1987년 그래미 어워드에서 최우수 R&B 보컬 퍼포먼스(남성)상을 수상했다
- 수록 앨범 Parade는 빌보드200 3위, 영국 앨범 차트 4위에 올랐다
음악적 특징 — 베이스 없이 완성한 미니멀리즘
"Kiss"를 특별하게 만드는 건 편곡에 있다. 프린스는 완성된 트랙에서 베이스 라인을 아예 들어냈다. 대신 킥드럼에 AMS 리버브를 걸어 저음역을 대신하게 했고, 린드럼 비트와 딜레이가 걸린 하이햇만으로 리듬을 지탱했다.
기타 리프에는 제임스 브라운의 "Papa's Got a Brand New Bag"을 연상시키는 커팅 주법을 넣었고, 여기에 프린스 특유의 팔세토 보컬이 얹혔다. 악기가 거의 다 빠진 듯한 헐거운 사운드였다.
곡을 처음 들은 레이블 관계자들은 "너무 헐벗었다(too naked)"며 싱글 발매에 난색을 표했다고 알려져 있다. 프린스는 이 반응에도 뜻을 굽히지 않았고, 결국 이 미니멀한 편곡 그대로 세상에 내놓았다.
빼기의 감각으로 완성한 편곡이 오히려 곡을 더 도드라지게 만든 셈이다.
마무리
밴드에게 줬던 곡을 도로 가져와 완성한 "Kiss"는, 아이러니하게도 프린스가 남에게 곡을 맡기기보다 스스로 완성해야 직성이 풀리는 아티스트였음을 보여주는 일화로도 남아 있다. Timeless가 공개한 미발표곡들 역시, 완성되지 못한 채 서랍에 남아 있던 또 다른 "Kiss"들이었을지도 모른다.
40년이 지난 지금 다시 들어도, 베이스 없는 이 헐거운 그루브는 여전히 낯설고 신선하다.
싱글: Kiss (1986) 아티스트: Prince 앨범: Parade 레이블: Paisley Park Records 추천 청취 환경: 조명 낮춘 거실, 혼자 춤추고 싶은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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