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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dden GemsPhil Perry — Call Me: 40년 넘게 다른 가수들 뒤에서 노래해온 목소리가, 정작 자기 이름으로는 한 번도 대중을 만나지 못했다

MusicBrainz Cover Art Archive — 자유 라이선스 아님, 레이블/저작권자 소유

Phil Perry — Call Me: 40년 넘게 다른 가수들 뒤에서 노래해온 목소리가, 정작 자기 이름으로는 한 번도 대중을 만나지 못했다

2026-09-01·
#Phil Perry#Smooth Jazz#Quiet Storm#세션보컬#숨은명곡

들어가며

필 페리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없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지난 40년 사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R&B·스무스 재즈 앨범을 즐겨 들었다면, 당신은 이미 그의 목소리를 여러 번 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아니타 베이커, 로드 스튜어트, 조지 듀크, 차카 칸의 앨범 어딘가에 그의 코러스가 얹혀 있다. 다만 그 목소리가 "필 페리"라는 이름과 연결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성당 성가대에서 시작된 목소리

필 페리는 1952년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에서 태어나 이스트 세인트루이스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 성 엘리자베스 성당에서 미사 성가를 부르다 수녀들 눈에 띄어 노래를 배우기 시작했고, 곧 고교 장기자랑의 단골 우승자가 됐다.

10대 시절 결성한 보컬 그룹 더 몬트클레어스는 1969년 레이블과 계약해 "Dreamin' Out of Season" 같은 곡으로 소소한 히트를 냈고, 루퍼스&차카 칸, 오하이오 플레이어스, 미라클스와 함께 순회공연을 돌기도 했다. 그러나 그룹은 1975년 해체됐다.

세션 보컬로 보낸 시간

몬트클레어스 해체 후 페리는 로스앤젤레스로 옮겨 클럽 무대와 배경 보컬로 생계를 이었다. 기타리스트 리 릿나워와 함께 일하던 중 가수 제임스 잉그램의 소개로 프로듀서 퀸시 존스와 연이 닿았고, 이를 계기로 미셸 콜롱비에, 조지 듀크, 세르지오 멘데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패티 라벨 등의 세션에 참여하게 됐다.

이후 로드 스튜어트, 아니타 베이커, 보즈 스캑스, 피보 브라이슨 같은 이름들이 그의 크레딧에 더해졌다. 80장이 넘는 앨범에 목소리를 얹었지만, 정작 자신의 이름을 내건 음반은 없는 세월이 십수 년 이어졌다.

1위 싱글, 그러나 낯선 이름

전환점은 1991년에 찾아왔다. 캐피틀 레코드 임원이 할리우드 볼 공연에서 우연히 그의 데모를 듣고 계약을 제안했고, 데뷔 솔로 앨범 The Heart of the Man이 나왔다.

이 앨범에 실린 아레사 프랭클린의 "Call Me" 커버는 R&B 차트 정상에 올랐다. 세션 보컬로만 알려져 있던 그가 처음으로 자기 이름 석 자로 1위 싱글을 낸 순간이었다.

다운비트는 그를 "재즈의 파바로티"라 불렀고, LA타임스는 "흠 잡을 데 없는 팔세토와 엄청난 음역대"라고 평했다.

하지만 정작 앨범 자체는 빌보드 R&B 앨범차트 17위에 그쳤다. 싱글 하나가 차트 정상에 올랐다는 사실과 별개로, "필 페리"라는 이름은 대중적으로는 여전히 낯설었다.

9월 11일, 그리고 다시 찾아온 침묵

2001년 9월 11일, 페리는 세계무역센터에서 열리는 점심시간 재즈 공연에 서기로 예정돼 있었다. 같은 날 그의 다섯 번째 솔로 앨범 Magic이 발매됐다. 공연은 열리지 못했다.

이 경험은 그를 몇 년간 이어진 깊은 슬럼프로 밀어 넣었다. 녹음을 멈춘 채 보낸 시간 끝에, 2003년 피아니스트 돈 그루신과 함께한 프로젝트 The Hang으로 돌아왔고, 이 앨범은 그래미 후보에 올랐다.

스스로 인정한 한계

돌아온 뒤에도 페리는 자신의 스타일을 바꾸지 않았다. 트렌드를 좇지 않고 클래식한 소울 발라드를 고수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요즘은 진짜 전통적인 R&B를 원하는 시장이 그리 크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게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이다."

그 뒤로도 그는 꾸준히 앨범을 냈다. 2015년 A Better Man은 발매 첫 주 빌보드 컨템포러리 재즈 차트 1위에 올랐지만, 이 역시 스무스 재즈라는 좁은 장르 안에서의 성취였다. 대중음악 전체를 놓고 보면 그의 이름은 여전히 업계 안에서만 통하는 이름에 가까웠다.

지금 다시 들어야 하는 이유

필 페리의 이야기가 특별한 건, 실력 부족이 아니라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다른 가수들의 앨범 80여 장에 목소리를 빌려주고, 자기 이름으로 낸 싱글은 차트 1위에 올렸으면서도, 정작 "필 페리"는 대중에게 한 번도 제대로 소개된 적이 없다.

"Call Me"를 처음 듣는다면, 왜 다운비트가 그를 "파바로티"에 비유했는지 3분 안에 이해하게 될 것이다. 화려한 기교 대신, 진짜 감정을 얹은 목소리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트랙이다.


수록 앨범: The Heart of the Man (1991, Capitol Records) 아티스트: Phil Perry 최고 순위: 싱글 "Call Me" R&B 차트 1위 (앨범 자체는 빌보드 R&B 앨범차트 17위) 추천 청취 환경: 늦은 밤, 조명을 낮춘 방에서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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