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usicBrainz Cover Art Archive — 자유 라이선스 아님, 레이블/저작권자 소유
Leon Ware — Instant Love: 마빈 게이에게 앨범을 통째로 내주고, 처음부터 다시 써서 완성한 미니 리퍼튼과의 듀엣
자기 앨범을 위해 쓴 곡이었다
리언 웨어(Leon Ware, 1940~2017)는 디트로이트 출신으로, 어린 시절 새총 사고로 2년간 시력을 잃고 미시간 시각장애인 학교에 다녔다. 1950년대 중반 보컬 그룹 The Romeos로 음악을 시작했고, 이후 ABC 레코드를 거쳐 모타운 전속 작곡가로 자리 잡아 아이슬리 브라더스, 마사 앤 더 반델라스, 잭슨 5에게 곡을 써줬다. 1972년에는 마이클 잭슨의 "I Wanna Be Where You Are"를 써서 R&B 차트 2위에 올렸다.
1976년, 웨어는 자신의 두 번째 솔로 앨범을 위해 곡을 쓰고 편곡과 오케스트레이션까지 직접 마쳤다. 공동 작곡자로는 다이애나 로스의 오빠 아서 "T보이" 로스(Arthur "T-Boy" Ross)도 참여했다.
베리 고디의 한마디로 넘어간 앨범
완성된 곡들을 모타운 대표 베리 고디에게 들려주자, 고디는 이 곡들을 웨어가 아니라 마빈 게이에게 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당시 게이는 1973년작 [Let's Get It On]의 후속작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웨어는 결국 자신을 위해 써둔 곡 전체를 마빈 게이에게 넘기고, 공동 작곡과 프로듀싱까지 맡았다. 그렇게 완성된 I Want You는 빌보드 R&B 차트 1위, 빌보드 200 정상에 오르며 100만 장 넘게 팔렸다.
처음부터 다시 쓴 앨범
자신의 앨범이 통째로 사라진 웨어는 완전히 새로운 곡들로 두 번째 솔로 앨범을 다시 채워야 했다. 그렇게 나온 게 Musical Massage다. 이번엔 모타운도 크게 힘을 싣지 않았고, 앨범은 빌보드 차트에 전혀 오르지 못했다. 그런데도 마빈 게이는 이 앨범에 백킹 보컬로 직접 참여해 웨어에게 화답했고, 미니 리퍼튼과 보비 워맥도 함께했다.
미니 리퍼튼과 부른 절창
앨범 오프닝 트랙 "Instant Love"는 웨어와 미니 리퍼튼(Minnie Riperton)의 듀엣이다. 슬래싱 현악 편곡 위에서 두 사람이 서로를 향해 절박하게 부르짖듯 주고받는 구성으로, 레이 파커 주니어의 기타가 그 사이를 매끄럽게 채운다.
한 평론가는 이 곡을 두고 "웨어와 미니 리퍼튼이 벌이는 절박한 듀엣"이라고 표현했다.
뒤늦게 되살아난 카탈로그
[Musical Massage]는 발매 당시엔 조용히 묻혔지만, 1990년대 힙합 샘플링을 거치며 서서히 재조명받았다. "Instant Love"는 2004년 팀발랜드가 프로듀싱한 브랜디의 싱글 "Who Is She 2 U"에 샘플로 쓰였고, 앨범 수록곡 "Phantom Lover"는 2011년 에릭 로버슨의 앨범 [Mister Nice Guy] 타이틀곡에 쓰였다. AllMusic은 훗날 이 앨범에 별 4.5개를 주며 "소울과 라이트 펑크, 재즈, 그리고 막 태동하던 디스코의 리듬적 토대가 완벽하게 뒤섞인 앨범"이라고 평했다.
Hidden Gems의 자리
리언 웨어는 2017년 2월 23일 전립선암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마빈 게이의 대표작 하나를 통째로 만들어주고, 정작 자신은 그 여파로 앨범을 처음부터 다시 써야 했던 작곡가. "Instant Love"는 그렇게 떠밀리듯 다시 시작한 자리에서, 미니 리퍼튼과 함께 완성한 순간이다.
수록 앨범: Musical Massage (1976, Gordy Records) 아티스트: Leon Ware, Minnie Riperton 프로듀서: Leon Ware, Hal Davis 추천 청취 환경: 늦은 밤, 스트링 편곡에 몸을 맡기고
격주 금요일, 우리가 고른 R&B
금요일 밤의 R&B 5곡 · 이번 주 Hidden Gems · 위스키 한 잔과 한 곡 — 2주에 한 번,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뉴스레터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