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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lah Hathaway — That Was Then: 다섯 번이나 그래미를 받은 목소리를, 정작 대중은 아버지 이름으로만 기억한다
들어가며
라라 해서웨이(Lalah Hathaway)라는 이름을 처음 듣는다면, 아마 "도니 해서웨이의 딸"이라는 설명이 먼저 따라붙을 것이다.
틀린 소개는 아니다. 다만 그 소개가 전부가 되는 순간, 정작 그의 목소리는 뒷전으로 밀린다.
라라 해서웨이는 그래미를 다섯 번 받은 보컬리스트다. 프린스, 스티비 원더, 허비 행콕과 무대에 섰고 스나키 퍼피, 로버트 글래스퍼 같은 동시대 재즈·소울 뮤지션들이 앞다퉈 협업을 청하는 이름이다. 그런데도 일반 청자에게는 여전히 낯설다.
왜 저평가됐는지
1990년 데뷔 싱글 "Heaven Knows"가 빌보드 R&B 싱글 차트 3위까지 오르며 화려하게 출발했지만, 그 이후로는 크로스오버 히트 없이 조용한 커리어가 이어졌다.
2008년 스택스(Stax) 레코드에서 낸 다섯 번째 앨범 Self Portrait는 그의 커리어 중 가장 높은 성적을 거둔 앨범이었다. 그런데 "가장 높은 성적"이라는 게 빌보드 200 63위, R&B 앨범 차트 top 10 정도였다. 수록곡 "That Was Then"은 2009년 그래미 여성 R&B 보컬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정작 빌보드 R&B 싱글 차트에서는 105위에 그쳤다.
업계는 그를 알아봤지만, 차트는 끝내 그를 따라잡지 못했다.
라라 해서웨이가 나중에 받은 그래미들도 대부분 이런 식이었다. 2013년 스나키 퍼피와 함께한 "Something"으로 첫 그래미를, 이후 3년 연속 "Jesus Children", "Little Ghetto Boy", "Angel"로 트래디셔널 R&B 부문 그래미를 받았다. 전부 비평가와 동료 뮤지션들의 인정이었지, 라디오 히트는 아니었다.
음악적으로 왜 좋은지
라라 해서웨이의 무기는 콘트랄토(contralto)다. 여성 보컬리스트 중에서는 드물게 낮고 두꺼운 음역대를 자유자재로 쓰면서도, 재즈 보컬리스트 특유의 유연한 프레이징을 잃지 않는다.
"That Was Then"에서 그 특징이 잘 드러난다. 화려하게 내지르는 대신, 낮은 음역에서 감정을 눌러 담아 부른다. 프로듀서 렉스 라이도트(Rex Rideout)가 짜놓은 미니멀한 편곡 위에서, 목소리 자체의 질감만으로 곡을 끌고 간다.
순진했던 과거의 자신을 돌아보며, 지금은 그때와 다른 사람이 됐다는 걸 담담히 받아들이는 이야기를 노래한다.
화려한 후렴구나 극적인 클라이맥스 없이도 한 곡을 완성시키는 이 절제가, 왜 그가 "뮤지션들의 뮤지션"으로 불리는지를 보여준다.
필청 포인트
"That Was Then"을 처음 들을 때는 밋밋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비트가 튀지도 않고, 후렴이 귀에 확 꽂히지도 않는다.
두세 번째로 들을 때부터 다르게 들린다. 낮은 음에서 살짝 갈라지는 순간, 한 소절 끝에서 숨을 고르는 타이밍 — 이런 디테일들이 곡을 계속 다시 듣게 만든다. 화려함으로 승부하지 않는 보컬이 오히려 더 오래 남는 이유다.
지금 발견해야 하는 이유
아버지 도니 해서웨이는 이미 소울 역사에 이름을 새긴 뮤지션이다. 하지만 라라 해서웨이는 그 그늘 안에 머물지 않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그래미 다섯 개를 받아낸 보컬리스트다.
유명해서 듣는 게 아니라, 유명하지 않은데도 계속 인정받아온 이유가 궁금해서 들어볼 만한 목소리다.
수록 앨범: Self Portrait (2008, Stax Records) 아티스트: Lalah Hathaway 최고 순위: 빌보드 Hot R&B/Hip-Hop Songs 105위 (2009년 그래미 여성 R&B 보컬 부문 후보) 추천 청취 환경: 늦은 밤 혼자, 조용히 곱씹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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