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usicBrainz Cover Art Archive — 자유 라이선스 아님, 레이블/저작권자 소유
Jarrod Lawson — Music and Its Magical Way: 미국엔 위키피디아 페이지조차 없는 이름을, 질스 피터슨은 '올해의 앨범'이라 불렀다
들어가며
레이블도, 매니저도, 홍보팀도 없이 만든 앨범이 있다. 그런데도 BBC의 유명 DJ가 그해 최고의 앨범 후보로 꼽고, 영국의 재즈 라디오 방송국이 '올해의 소울 아티스트'라는 상까지 안겼다.
Jarrod Lawson 얘기다. 그런데 정작 그의 고향인 미국에서는, 이 이름을 검색해도 위키피디아 페이지 하나 나오지 않는다.
서른일곱, 뒤늦은 데뷔
로슨은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오리건으로 옮겨 자랐다. 아버지가 집에 스튜디오를 차릴 만큼 음악을 가까이하는 집안이었고, 어릴 때부터 스티비 원더와 도니 해서웨이의 음반을 파고들었다.
하지만 정식 데뷔는 한참 뒤였다. 대학에서 음악을 공부하고 포틀랜드의 클럽 무대를 돌며 실력을 쌓는 동안, 생계를 위해 석공과 피아노 조율사로 일했다. 자신의 이름을 건 첫 앨범을 낸 건 서른일곱 살, 자비로 녹음하고 자비로 제작한 뒤였다.
유럽이 먼저 알아본 목소리
2014년 나온 이 셀프 타이틀 데뷔작은 미국에서는 별다른 유통망 없이 조용히 나왔지만, 대서양 건너에서 먼저 반응이 왔다. BBC의 질스 피터슨이 자신의 라디오쇼에서 이 앨범을 거듭 틀었고, 그해 자신이 주최하는 '월드와이드 어워드' 올해의 앨범 부문 후보로 올렸다. 영국 재즈 라디오 방송국 Jazz FM은 로슨을 '올해의 소울 아티스트'로 선정했다. 소울 음악 전문 매체 SoulTracks도 이 앨범을 2014년 '에디터스 초이스 올해의 앨범'으로 꼽았다.
앨범은 네덜란드 앨범 차트 톱 40에도 이름을 올렸다. 로슨은 런던의 로니 스콧츠, 재즈 카페에서 매진 공연을 열었고 셰퍼즈 부시 엠파이어 헤드라이너 무대에도 섰다. 런던 재즈 페스티벌, 러브 슈프림 페스티벌, 로테르담 노스 시 재즈 페스티벌 같은 유럽 주요 재즈 축제 무대에도 연이어 초청됐다.
정작 미국 빌보드 차트에는 이 앨범이 이름을 올린 기록이 없다.
"Music and Its Magical Way"
앨범의 첫 트랙이자 이후 그의 대표곡이 된 곡이 "Music and Its Magical Way"다. 제목 그대로 음악이 사람을 치유하고 연결하는 힘을 노래한 곡으로, 스티비 원더 특유의 코드 진행과 도니 해서웨이식 보컬 애드리브가 겹겹이 쌓인다. 로슨은 이 곡에서 건반 연주와 보컬을 모두 직접 소화하는데, 평단은 그의 목소리를 종종 알 자로우나 마크 머피 같은 재즈 보컬리스트에 견줘 평가했다.
이 곡은 2014년 발매 이후에도 오랫동안 그의 라이브 세트리스트에서 빠지지 않았다. 이듬해 노스 시 재즈 페스티벌 무대, 맨체스터의 밴드 온 더 월, 네덜란드 하를럼의 파트로나트 공연 실황이 각각 따로 영상으로 남아 있을 정도로, 그를 처음 접한 유럽 관객들에게는 이 곡이 곧 '로슨을 발견한 순간'으로 기억됐다.
그런데도 여전히 낯선 이름
2020년 두 번째 정규 앨범 Be the Change는 미국에서도 성과를 냈다 — 빌보드 컨템포러리 재즈 앨범 차트 2위, 아마존 재즈 앨범 차트 1위까지 올랐다. 2022년 말에는 미셸 오바마가 한 매체 인터뷰에서 요즘 즐겨 듣는 아티스트를 묻는 질문에 로슨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인정은 재즈·소울 애호가들 사이에서의 이야기다. 컨템포러리 재즈 앨범 차트는 빌보드 안에서도 청취자 규모가 작은 니치 차트이고, 빌보드 핫100이나 R&B/힙합 차트에는 지금도 그의 이름이 오른 적이 없다. 레이블 없이 자비로 시작한 경력이었던 만큼, 라디오 인지도를 넓힐 만한 대형 프로모션도 애초에 없었다.
지금 들어야 하는 이유
로슨은 지금도 꾸준히 활동 중이다. 2026년에는 새 앨범 Just Let It을 냈고, 미국 곳곳의 재즈 클럽을 도는 투어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그를 처음 들어보는 사람이 훨씬 많다.
"Music and Its Magical Way"는 그 이름을 처음 발견하기에 가장 좋은 입구다. 레이블도 광고도 없이, 순전히 한 사람의 건반과 목소리만으로 대서양 건너 DJ와 평단을 설득한 곡이 어떤 소리인지 직접 들어볼 차례다.
수록 앨범: Jarrod Lawson (2014, 미국 자체 발매 / 영국 Dome Records) 아티스트: Jarrod Lawson 추천 청취 환경: 일요일 아침, 커피 내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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