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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ove & BeyondCymande — The Message: 아폴로 극장을 처음 헤드라인한 영국 밴드가, 정작 자국에서는 소리 없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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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mande — The Message: 아폴로 극장을 처음 헤드라인한 영국 밴드가, 정작 자국에서는 소리 없이 사라졌다

2026-08-15·
#Cymande#Nyah-Rock#Acid Jazz#UK Funk#Sampling

자메이카, 가이아나, 세인트빈센트에서 만난 사람들

베이시스트 스티브 스키피오(Steve Scipio)와 기타리스트 패트릭 패터슨(Patrick Patterson)은 재즈 퓨전 밴드 메트르(Metre)에서 함께 연주하며, 나이지리아계 영국인 타악기 주자 진저 존슨(Ginger Johnson)의 영향을 흡수했다. 1971년, 두 사람은 런던에서 새 밴드를 꾸렸다.

카리브해 디아스포라 공동체 출신 연주자 아홉 명이 모였다 — 자메이카, 가이아나, 세인트빈센트 등 저마다 다른 나라에서 건너온 이들이었다. 밴드 이름 '사이만드(Cymande)'는 칼립소 노래에서 따온 단어로 '비둘기'를 뜻하며, 평화와 화합을 상징했다.

이들의 사운드에는 펑크, 소울, 레게, 록, 아프리카 음악, 칼립소, 재즈가 뒤섞여 있었다. 스스로는 이 혼종을 '냐-록(nyah-rock)'이라 불렀다.

데뷔 싱글이 미국에서 먼저 반응하다

1972년, 데뷔 싱글 "The Message"가 재너스 레코드(Janus Records)에서 나왔다. 빌보드 핫 100 48위, R&B/힙합 송 차트 22위에 올랐다. 뒤이어 나온 동명의 데뷔 앨범도 미국 팝·R&B 앨범 차트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영국 내 반응은 사뭇 달랐다. 자국 음악 산업에서는 거의 주목받지 못했다.

아폴로를 헤드라인한 최초의 영국 밴드

1973년, Cymande는 뉴욕 아폴로 극장을 헤드라인한 최초의 영국 밴드로 기록됐다. 같은 해 Soul Train 무대에도 섰고, 알 그린(Al Green)·맨드릴(Mandrill)·램지 루이스(Ramsey Lewis) 같은 이름들과 함께 투어에 나설 기회도 얻었다.

미국에서 쌓아 올린 이 성과는, 정작 고국에서의 처지와 뚜렷하게 대비됐다.

"우리에게는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스키피오는 훗날 당시 영국 음악 산업이 흑인 뮤지션을 특정 틀 안에 가둬 두려 했다고 돌아봤다.

같은 시기 자유롭게 새 시도를 이어가던 백인 동료 뮤지션들에게 열려 있던 문이, 자신들에게는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는 게 스키피오의 회고다. 패터슨은 그렇다고 타협하는 길을 택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런 온도차 속에서 밴드는 세 장의 앨범을 남기고 1974년 해체했다.

샘플러들이 먼저 알아본 밴드

해체 이후 Cymande라는 이름은 한동안 잊혔지만, 그루브는 사라지지 않았다. "Bra"는 1980년대 초 뉴욕 브롱크스 힙합 DJ들의 턴테이블에 자주 올라간 곡이었고, 이후 슈가힐 갱, 갱 스타, 디 라 소울, EPMD, 우탱 클랜, 퓨지스, MC 솔라 같은 이름들이 "Bra", "Dove", "The Message"를 샘플링했다. 퓨지스는 "Dove"를 허락 없이 사용했다가, 스키피오와 패터슨에게 상당한 액수의 저작권 합의금을 지불해야 했다.

스파이크 리 감독도 영화 <크루클린>(1994)과 <25시>(2002)에 "Bra"를 사용했다.

아이들의 플레이리스트에서 발견한 자신들

스키피오는 자신의 음악이 아이들이 듣는 곡들 속에 조각조각 섞여 있다는 사실을 한참 뒤에야 알아차렸다.

아이들이 듣던 노래 속에서 낯익은 소리가 들려오는 걸 알아챈 뒤에야, 자신들의 음악이 얼마나 널리 퍼져 있었는지 실감했다는 게 스키피오의 회고다.

41년 만의 새 앨범, 그리고 다큐멘터리

밴드는 2006년 한 차례 재결합 무대에 섰고, 2012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다시 뭉쳤다. 2015년에는 해체 41년 만의 새 앨범 A Simple Act of Faith를 냈고, 2016년에는 1973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 투어에 나섰다.

2022년에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가 공개됐고, 2025년 1월에는 1970년대 원년 사운드로 돌아간 새 앨범 Renascence를 발표했다.

Groove & Beyond에서

Cymande는 자기 노래가 세상에 얼마나 퍼졌는지도 모른 채 해체한 밴드였다. 그 공백을 채운 건 정작 자신들이 아니라, 그루브를 알아본 힙합 세대의 턴테이블이었다.

Groove & Beyond가 계속 되짚고 싶은 지점도 여기다 — 한 시대에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사운드가, 전혀 다른 세대의 손끝에서 다시 살아나는 순간.


수록: The Message (1972, Janus Records) 아티스트: Cymande 수록 앨범: Cymande 추천 청취 환경: 흐린 오후, 낡은 턴테이블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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