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yz II Men — End of the Road: 세 시간 만에 녹음한 곡이 13주 동안 1위였던 이유
들어가며
한 곡이 빌보드 핫100 1위 자리를 13주 동안 지킨다는 건, 지금 기준으로도 거의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1992년, Boyz II Men은 그 일을 해냈다.
End of the Road — 원래 영화 한 편의 사운드트랙 수록곡으로 시작된 이 노래는, 이후 90년대 R&B 발라드가 어떤 소리를 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점이 됐다. 2026년 New Edition, Toni Braxton과 함께하는 "The New Edition Way Tour"가 30개 도시를 매진시키며 이 곡을 다시 무대 위로 불러올린 지금, 그 시작을 다시 짚어볼 시간이다.
우연히 시작된 곡
이 곡은 원래 Boyz II Men을 위해 쓰인 게 아니었다. Babyface, L.A. Reid, Daryl Simmons 세 사람은 1992년 에디 머피 주연 영화 Boomerang의 사운드트랙을 작업하던 중 이 곡을 썼고, 처음부터 Boyz II Men에게 맡길 생각이었다. 그런데 Babyface가 데모를 직접 불러본 뒤, 자기가 부를까 잠깐 고민했다가 결국 그룹에게 넘겼다.
녹음 과정도 급박했다. Babyface와 L.A. Reid가 애틀랜타에서 필라델피아까지 날아가 녹음을 진행하려 했는데, 도착해보니 Boyz II Men은 다음 날 바로 투어를 떠나야 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딱 한 번, 세 시간짜리 세션에서 모든 보컬을 녹음했다.
음악적 특징
곡은 내림마장조(E♭ major), 12/8박자, 분당 50비트의 느린 발라드로 만들어졌다. Babyface와 L.A. Reid가 프로듀싱을 맡았다.
- 두왑(doo-wop)의 멜로디 감성을 현대적인 R&B 발라드에 이식한 편곡
- 네 사람의 목소리가 겹겹이 쌓이는 매끄러운 그룹 하모니
- 곡 말미에 배치된 아카펠라 엔딩 — 평단이 특히 이 부분을 곡의 매력으로 꼽는다
원래 이 곡은 Boyz II Men의 데뷔 앨범 Cooleyhighharmony에 실려 있지 않았다. 곡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자 앨범이 재발매되며 뒤늦게 수록됐다.
기록으로 남은 성과
"End of the Road"는 1992년 8월 15일부터 13주 연속으로 빌보드 핫100 1위를 지켰다. 이는 1956년 엘비스 프레슬리의 "Hound Dog"/"Don't Be Cruel"이 11주간 세운 기록을 36년 만에 깬 것이었다. 이 기록은 같은 해 말 휘트니 휴스턴의 "I Will Always Love You"(14주)에게 깨졌고, Boyz II Men은 이후 "I'll Make Love to You"(14주)로 기록을 다시 따라잡았다가 "One Sweet Day"(16주)로 스스로 경신했다.
1992년 빌보드 연말 싱글 차트 1위, 미국 4배 플래티넘 인증, 1993년 그래미 베스트 R&B 퍼포먼스 바이 어 듀오 오어 그룹 위드 보컬스·베스트 R&B 송 2관왕까지 곡이 남긴 기록은 길다.
지금 들어도 새로운 이유
2024년 포브스는 이 곡을 "90년대 최고의 노래 50" 중 38위로, 2025년 빌보드는 "역대 최고의 이별 노래 100" 중 16위로 꼽았다.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이 곡이 여전히 리스트에 오르는 이유는 간단하다 — 세 시간짜리 세션에서 나온 즉흥성과, 그럼에도 완벽했던 화음의 조합이 아직 대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26년 New Edition, Toni Braxton과 함께하는 투어로 다시 매진 행렬을 이어가는 지금, 왜 이 곡이 R&B 발라드의 기준으로 남아 있는지 직접 확인해볼 시간이다.
곡: End of the Road (1992, 싱글 / Boomerang 사운드트랙 · Cooleyhighharmony 재발매반 수록) 아티스트: Boyz II Men 레이블: Motown / LaFace / Arista 추천 청취 환경: 이별 직후, 늦은 밤, 볼륨 낮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