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innie Riperton — Come to My Garden: 접수원이었던 여자가 만든, 팔리지 않은 명반
접수원이었던 가수
Minnie Riperton은 10대 시절 시카고 Chess Records에서 접수원으로 일했다. 가끔 스튜디오에서 사람이 부족하면 그녀를 불러 백보컬을 맡겼고, 그때마다 세션비로 10달러를 받았다고 한다. 그 시절 Chess의 편곡자 겸 프로듀서 Charles Stepney가 그녀의 다섯 옥타브에 달하는 음역을 알아봤다.
Rotary Connection을 거쳐 솔로로
1966년 Stepney는 Chess 창업자의 아들 Marshall Chess와 함께 사이키델릭 소울 밴드 Rotary Connection을 결성했고, Riperton은 이 밴드의 보컬로 참여했다. 밴드 활동 이후 Stepney는 그녀만을 위한 솔로 데뷔작을 구상했다.
사흘 만에 완성된 앨범
Come to My Garden은 1969년 11월 24일부터 26일까지, 단 사흘 동안 시카고 Ter Mar 스튜디오에서 녹음됐다. Stepney가 프로듀서 겸 편곡을, Riperton의 남편 Richard Rudolph가 작사를 맡았다. Riperton은 이 앨범에서 Dionne Warwick과 Burt Bacharach의 협업 같은 사운드를 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앨범은 1970년 9월 23일 GRT Records에서 발매됐다.
팔리지 않은 명반
Billboard와 Cashbox 모두 발매 당시 호평했고, 훗날 AllMusic은 별 4.5개를 줬다. 하지만 1970년 발매 당시 이 앨범은 차트에 전혀 오르지 못했다. 1974년 Janus 레이블에서 재발매되고, 마침 Riperton이 "Lovin' You"로 히트를 낸 Perfect Angel과 시기가 겹치면서야 비로소 빌보드 200 160위에 올랐다. 데뷔작이 재조명받은 것도 사실상 다른 앨범의 성공 덕이었던 셈이다.
다시 살아난 "Les Fleurs"
앨범의 오프닝 트랙 "Les Fleurs"는 Rotary Connection 시절의 록적 요소 대신 풍성한 오케스트레이션으로 채워진 곡이다. 이 곡은 이후 The Orb, Black Sheep, Smif-n-Wessun 등의 샘플링을 통해 계속 소환됐고, 2019년 영화 Us의 엔딩 장면에 쓰이며 2020년 영국 차트 34위에 재진입했다. 2022년에는 BBC 스포츠 캠페인 음악으로도 쓰였다.
Hidden Gems의 자리
이 앨범이 묻힌 이유는 단순하다. 오페라틱한 보컬과 정교한 오케스트레이션으로 채워진 이 음반은, 히트 싱글 하나로 승부하던 1970년의 라디오가 소화하기엔 너무 섬세했다. 접수원으로 세션비 10달러를 받던 여자가 만든 이 조용한 데뷔작은,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Les Fleurs" 단 한 곡을 통해 계속해서 재발견되고 있다.
앨범: Come to My Garden (1970) 아티스트: Minnie Riperton 프로듀서: Charles Stepney 추천 청취 환경: 이른 아침, 창문을 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