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J Cole — Sincere: 부모님 집 침실에서 시작된 2-step의 교과서
왕립음악대학에서 UK 개러지로
Matthew Firth Coleman. 다섯 살부터 피아노를 쳤고, 왕립음악대학교(Royal College of Music) 장학생으로 뽑혔으며, 런던시티대학교에서 음악 학위까지 받은 사람이다. 이 이력만 보면 클래식 콘서트홀이 어울리는 인물이지, UK 개러지 씬의 이름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런던 남서부, 그는 부모님 집 침실에서 Atari ST와 Akai S3000XL 샘플러를 앞에 두고 있었다. 그리고 채링크로스 로드의 한 레코드 가게에서 60파운드를 주고 산 샘플 CD 한 장이, 이후 UK 개러지의 방향을 바꾸는 트랙의 재료가 됐다.
침실에서 만든 트랙 하나
그렇게 만들어진 곡이 "Sincere"다. Jay Dee와 Nova Caspar의 보컬 샘플을 잘게 쪼개고 재조합해 만든 보컬 라인 위에, Cole은 클래식 훈련에서 나온 마이너 나인스 코드 진행과 재즈풍 피아노 모티프를 얹었다.
1998년 Metrix Recordings에서 처음 발매됐을 때 반응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리딩(Reading)의 한 레이블 관계자가 이 트랙을 알아봤고, BBC 라디오의 Pete Tong이 방송에서 여러 차례 틀면서 입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UK 차트 38위. 나쁘지 않지만 폭발적이지도 않은 성적이었다.
진짜 반전은 2000년에 일어났다. 재발매된 "Sincere (Re-Cue'd)"가 13위까지 치고 올라갔고, Cole은 Jools Holland의 레이트 쇼와 Top of the Pops 같은 주요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그해 MOBO 어워드 최고 프로듀서상도 그의 몫이었다.
UK 개러지의 문법을 바꾸다
당시 UK 개러지는 대체로 빠르고 들뜬 에너지의 음악이었다. 클럽을 채우기 위한, 몸을 움직이게 만들기 위한 리듬이 우선이었다.
Cole은 다른 걸 들고 왔다. 스킵하는 2-step 리듬은 그대로 두되, 그 위에 재즈의 화성과 소울풀 하우스에 가까운 감정선을 얹었다. 에너지보다 질감. 클럽의 함성보다 방 안의 공기. DJ Mag는 이 곡을 두고 "미니멀한 구조 안에서 그루브를 우선시한 슬로우번 스타일"이라 표현했는데, 정확한 진단이다.
같은 해 12월 발매된 데뷔 앨범 Sincere (Talkin' Loud)는 UK 앨범 차트 14위에 올랐고 머큐리 프라이즈 후보에도 지명됐다. 이후 이 앨범은 1001 Albums You Must Hear Before You Die에도 이름을 올린다. 개러지 앨범이 상업성과 비평, 양쪽에서 모두 인정받은 흔치 않은 사례였다.
2-step이 사그라든 뒤에도
UK 개러지 씬 자체는 2000년대 초반 이후 힘을 잃었다. 하지만 Cole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Amy Winehouse, Disclosure, Stormzy, AJ Tracey와 협업하며 장르를 넘나들었고, 최근에는 Sammy Virji, Conducta, Eliza Rose 같은 개러지 신세대와도 계속 연결점을 만들고 있다. PinkPantheress와 함께 작업한 "Still Sincere"는 그 연장선이다.
Groove & Beyond의 정수
이 블로그가 2-step을 다룰 때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바로 이거다. 빠른 리듬 하나로만 정의되지 않는 장르. 클래식 훈련을 받은 피아니스트가 침실에서 샘플러를 만지작거리다, 재즈 코드와 소울 보컬과 개러지 리듬을 한자리에 앉혀놓을 수 있다는 것.
Craig David가 2-step에 팝의 언어를 입혔다면, MJ Cole은 같은 리듬에 재즈의 화성을 입혔다. 장르란 결국 누가 그 위에 무엇을 얹느냐의 문제라는 걸, "Sincere" 한 곡이 보여준다.
수록 앨범: Sincere (2000, Talkin' Loud) 아티스트: MJ Cole 협업 보컬: Jay Dee, Nova Caspar (샘플) 추천 청취 환경: 늦은 밤, 헤드폰으로 베이스라인까지 놓치지 않고